한 어머니는 열 아이를 거둘 수 있어도, 열 아이는 한 부모를 못 거둔다..
2011-12-08
작성자 직원 조회수 117
열무 삼십 단을 이고
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

해는 시든 지 오래
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
엄마 안 오시네.



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

어둡고 어두워
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
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

아주 먼 옛날
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
그 시절

내 유년의 윗목 -기형도-



늦은 밤 한 통의 전화를 받고

한겨울 칼바람이 가슴으로 파고 들어와

심장 곳곳을 후벼내다 등줄기로 빠져나가는듯한 아픔으로

문득 저 시가 머리를 꽉 채웠습니다.



젊은 나이에 홀로 되어

손과 발이 짓무르고 허리가 휘도록

온갖 힘든 일을 다해내면서

두 아들과 세 딸을 굶기지 않고 잘 키워 출가시킨 동네 아주머니가

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합니다.



큰 아들은 공무원으로 멀리 살고

둘 째 아들은 어머니 집 근처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데

연로한 어머니를 보살피는 조건으로 가족끼리 합의하에

논과 밭 기타 재산을 작은 아들에게 몽땅 줬답니다.



근데 그 걸 작은 아들이 일 년도 못 돼 다 써버렸고

어머니는 자꾸 병이 생겨 크고 작은 수술을 해야 했던 까닭에

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작은 아들은 나몰라라 하고

다른 자식들은 이미 모든 걸 떠맡기로한 조건 하에

작은 아들이 재산을 가져갔으니 그 또한 모두들 나몰라라 하니.....



대소변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해

옷에 이불에...

한 쪽 팔이 마비까지 와서 숟가락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던 삶이

너무나 구차하고 피눈물을 쏟았던 모양입니다.



한 몸에서 떨어져 나와

제각기 다른 형태로 살고 있는 자식들.

한 어머니는 열 아이를 거둘 수 있어도

열 아이는 한 부모를 못 거둔다는 말이 생각 납니다.



돈이 뭐길래............... 도대체 돈이 뭘까요..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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